안녕하세요,
이번에는 보드게임 추천 요청이 있어서 한 번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
저도 보드게임을 그렇게 많이 아는 편은 아니지만
운이 좋게도(?) 주변에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꽤 여러 종류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거나 재밌었던 것 위주로 몇 가지 추천드려 보겠습니다.
보드 게임을 분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여기서는 크게 네 분류로 나눠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파티 게임 특징은 규칙이 1) 비교적 간단하고, 2) 회전율도 빠르며, 3)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인원이 많다는 점이죠.
그래서 보드 게임 입문자나 초반에 뇌 풀기로 종종 하곤 합니다.
#손패털기 #카드카운팅
플레이 인원: 2~6
플레이 시간: 15분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펭귄 카드를 피라미드 모양으로 쌓아가는 게임입니다.
인원수에 따라 1층에 놓이는 카드 수가 정해져 있으며, 2층 이상에 카드를 놓을 때는 아래 두 카드 중 같은 색이 있어야 합니다.
카드를 최대한 많이 소모하는 게 승리 조건입니다.
하다 보면 카드를 놓을 수 없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각 색깔별로 카드가 얼마나 남았는지 고려하는 등 잔잔하게 머리 쓸 일이 있고, 서로 견제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퀴즈
플레이 인원: 3-99 (적정: 6)
플레이 시간: 10분
"기록 상 가장 오래 산 고양이의 수명은?"
"샤워할 때 평균적으로 몇 L의 물을 사용할까요?"
...
이 퀴즈의 답을 아는 아무도 없습니다(아마도).
적당한 재치로 일단 답을 적어서 공개합니다.
서로의 답지를 보고 눈치껏 가장 정답일 것 같은 답지에 베팅하시면 됩니다!
정답과 같거나 낮은 숫자 중 가장 가까운 정답을 쓴 사람과 베팅한 사람이 점수를 얻습니다.
이렇게 15점을 먼저 모으는 사람이 승리합니다!
얼탱이 없는 질문을 고르고 나름의 논리로 맞춰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한국에 로컬라이징이 꽤 잘 되어 있어서 재밌는 질문도 많습니다.
(2015년 기준, 대한민국 성씨는 총 몇 개일까요?)
#이심전심
플레이 인원: 3-12
플레이 시간: 20분
'드라마' 하면 생각나는 단어는?
키워드를 듣고 생각나는 단어를 각자 적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면서 하나씩 외치세요.
최대한 남들이 쓸 것 같은 단어를 써야 합니다.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되고, 게임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가볍게 하기 좋습니다.
주사위가 메인인 게임들입니다.
보드게임하면 또 주사위 굴리는 맛으로 하는거거든요.
정정당당하게(?) 운으로 승부할 수 있는 게임들로 엄선해 보았읍니다.
#공수래공수거
플레이 인원: 2-5
플레이 시간: 15분
깔끔한 패키지 디자인과 카드 일러스트가 인상적인 게임입니다.
주사위를 굴려서 각 요트 조건에 맞는 카드를 가져오면 됩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서로 뺏고 빼앗기느라 생각보다 승리 조건을 달성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나네요.
#아_이번엔_될거_같은데
플레이 인원: 2-5
플레이 시간: 15분
주사위를 나눠 갖고, 서로 돌아가면서 주사위 상자에 굴립니다.
같은 숫자가 두 개 이상 있으면 해당 주사위는 다시 가져하고 아니라면 그대로 둡니다.
자기 차례에 몇 번이고 다시 굴릴 수 있습니다!
'아 이번에 굴리면 저 주사위도 가져올 수 있을 거 같은데' → 이때를 조심해야 합니다.
주사위가 다 떨어지면 탈락입니다.
워밍업으로 하기 좋은 게임입니다.
#희노애락
플레이 인원: 1~
플레이 시간: 30분
야찌, 야치, 야추 뭔가 불리는 이름은 많은데 다 같은 게임입니다.
주사위 다섯개랑 종이, 펜만 있으면 되구요, 운빨 실력겜입니다.
주사위를 굴려서 요렇게 생긴 표에 하나씩 채워 가는 게임입니다.
만약 자기 차례에 채울 곳이 없으면 0을 써서라도 한 칸을 채워야 하지요.
그래서 적당히 뼈를 주고 살을 취하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저는 위를 상체 또는 숙제, 아래는 하체라고 부르는데 이 게임에서도 상하체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서로 티배깅 하는 재미가 있으니 친한 친구들이랑 하면 더욱 재밌답니다.
주로 카드로 하는 게임들입니다.
몇 장의 카드와 간단한 룰로 수많은 경우의 수가 발생하지요.
플레이에 필요한 기물 적어서 준비 과정이 간단하고, 카드 일러스트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저는 주로 트릭테이킹(매 라운드마다 강한 패를 내서 계속 선을 잡는 게임)을 좋아하는데요,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머리 굴려가면서 수 싸움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손패 털기 #트릭테이킹
플레이 인원: 3-5
플레이 시간: 15분
제가 좋아하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서로 카드를 나눠 갖고, 앞사람 보다 더 좋은 패를 내야 합니다.
패는 1장만 내도 되고 여러 장일 경우 같은 숫자끼리 내거나 연속된 숫자로 낼 수 있습니다.
패의 강약 비교는
1) 장수가 많을수록 세고,
2) 같은 장수면 연속된 숫자,
3) 그것보다는 같은 숫자로 구성된 패가 강합니다.
예) 1 < 9 < 1,2 < 1,1 < 9,9 < 1,2,3 < 1,1,1 < ...
패를 내려놓을 수 없다면, 앞사람이 낸 패의 처음 또는 마지막 카드를 손패로 가져옵니다.
손에 있는 카드를 모두 쓰거나, 다음 내 차례가 돌아올 때까지 아무도 더 좋은 패를 내지 못하면 승리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게임이 시시해 보일 수도 있는데,
이 게임의 재미는 처음 시작할 때 카드 순서를 바꿀 수 없는 데에 있습니다.
(카드 확인 전까지는 셔플은 가능하고, 카드 확인 후에는 전체 순서를 뒤집기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카드를 낼 때도 여러 장을 내는 경우라면 개별로 골라서 내는 게 아니라 서로 붙어 있어야지만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카드를 1, 3, 1, 2, 1 이렇게 들고 있어도 1,1,1을 한 번에 낼 수 없습니다.
중간에 3, 2가 껴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적당히 패를 버리면서 강한 패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오이 먹이기 #트릭테이킹
플레이 인원: 2-6
플레이 시간: 25분
서로 오이를 먹이는 게임입니다.
오이를 5개 먹으면 탈락.
카드를 7장씩 나눠 갖고 게임을 진행합니다.
마찬가지로 매 라운드마다 앞사람보다 강한 패를 내서 선을 잡거나,
가장 작은 숫자를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7 라운드에서는 이기면 안 됩니다.
이긴 사람에게 오이를 주기 때문이죠.
그래서 마지막라운드에서 질 수 있도록 빌드업을 잘해두어야 합니다.
플레이 타임이 짧아서 회전율도 좋고 서로 오이 먹이는 재미가 있습니다.
#기억력
플레이 인원: 2-5
플레이 시간: 15분
카드를 여러 장 뒤집어 놓고 두 장씩 뒤집어서 확인한 다음
같은 쌍이면 계속 이어서 하고아니면 다시 뒤집어 놓는 게임, 다들 어렸을 때 해보셨나요?
나나는 이런 카드 뒤집기 게임의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일단 두 장이 아니라 3장씩 찾아야 하고요,
바닥에 깔아 놓는 카드(마당패) 외에도 각자 플레이어 손에 있는 카드도 외워야 합니다.
손패에 있는 카드를 확인할 때는 가장 큰 숫자 또는 작은 숫자만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1) 3개 세트를 찾거나, 2) 두 세트 숫자의 합이 7 또는 3) 숫자 7 한 세트를 찾으면 승리입니다!
(일본어로 7을 나나(なな)라고 하더군요.)
트릭테이킹에 지쳤다면 이 게임도 추천드립니다.
보드게임이라고 해서 승자가 있는 경쟁 게임만 있는 건 아닙니다.
다 같이 협력해서 공통의 목표(퀘스트)를 수행하는 게임도 있습니다.
그동안 서로 견제하느라 바쁘셨죠?
이제 같이 힘을 합쳐 봅시다.
#단어 연상 퀴즈
플레이 인원: 2-8
플레이 시간: 30분
힘을 합치자고 했지만 합치는 건 우리 팀이였고...
4명이서 2:2 팀전하면 재밌습니다.
단어 카드를 쭉 깔아놓고 한 명은 설명을, 한명은 단어를 맞추는 게임입니다.
설명할 때는 해당 단어를 직접 언급하면 안 되고, 연상이 될만한 힌트(단어)를 불러줍니다.
최대한 많은 단어를 고를 수 있도록 힌트를 주는 게 포인트입니다.
우리 편 / 상대편이 선택해야 하는 단어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설명하는 쪽은 최대한 우리 팀 단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힌트를 주어야 합니다.
#던전 #실시간
플레이 인원: 1~8 (4인 추천)
플레이 시간: 15분
자, 여러분들의 협업 능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모험가들이 던전을 털고 미로(메이즈)를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보통 롤플레잉 게임이라 하면 각자 한 캐릭터씩 맡아서 하는데요,
여기서는 모두가 모든 말을 옮길 수 있습니다.
대신, 수행할 수 있는 액션이 각자 정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말을 오른쪽으로만 옮길 수 있고 옆의 친구는 왼쪽이나 위, 아래만 옮길 수 있다던가 하는 식입니다.
그리고 여기엔 '차례'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그냥 나다 싶으면 말을 옮기면 됩니다!
대신 서로 말을 할 수 없습니다.
몸짓이나 소리도 안됩니다. 알아서 눈치껏 말을 옮겨야 합니다.
만약 누군가 액션을 수행해야 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저 '뭐라도 좀 해!' 말을 슬며시 놔주세요.
그럼 뭐라도 할 겁니다.
8인까지 플레이 가능하다는 걸로 봐서는 특수 능력도 다 나눠서 플레이할 수 있는 걸로 보입니다.
그래도 이동할 수 있는 방향이 네 방향이기 때문에 4명이 각자 방향 + 특수능력 정도 맡아서 하는 게 적당합니다.
여러 단계의 던전이 있어서 계속하다 보면 진이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마무리 게임으로 좋습니다.
#기억력
플레이 인원: 2-5 (4인 추천)
플레이 시간: 20분
모두가 협력해서 성공적인 불꽃놀이를 완성시키는 게임입니다.
불꽃은 색깔별로 1~5까지의 숫자가 있으며, 숫자 순서대로 놓아주면 됩니다.
플레이어는 각자 카드를 나눠 가지며 자신의 카드는 볼 수 없고 다른 플레이어의 카드만 볼 수 있습니다.
자기 차례에 할 수 있는 행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힌트 주기
다른 플레이어에게 어떤 카드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힌트를 줍니다.
카드를 짚으면서 '이 카드는 3 이야' 또는 ' 이거랑 이거는 노란색이야' 같이 얘기해 줍니다.
힌트는 숫자 또는 색깔로만 줘야 하고 일부만 줄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플레이어가 숫자 3 카드가 2장이 있는데 '숫자 3이 있다'라는 힌트를 주면서 카드 한 장 콕 집어서 줄 수는 없고 숫자 3인 카드를 모두 짚어줘야 합니다.
힌트 토큰을 하나 소모합니다.
2) 버리기
본인 카드 중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카드를 버리고 카드 더미에서 새로 한 장 가져옵니다.
버린 카드는 다시 회수할 수 없으니 신중히 생각하세요.
대신 힌트 토큰을 하나 얻습니다.
3) 카드 놓기
자신의 카드를 마당패에 놓습니다.
카드를 놓을 곳이 있다면 그대로 놓고, 만약 실패했다면 실패 카운트가 1 올라갑니다.
실패 카운트가 3이 되면 실패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주는 힌트를 계속 기억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어렵다면 종이와 연필을 옆에 두고 메모하면서 해도 좋습니다.
고인물끼리 하는 것도 재밌지만 처음 하는 분들이랑 해도 재밌습니다.
이렇게 정리하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게임을 해본 거 같습니다 ㅎㅎ
아직 여기 올리지도 못한 게임이 더 많은데 다 소개시켜주지 못해서 아쉽네요.
PC, 콘솔 게임이 발전하는 21세기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보드게임들이 나오는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신박한 아이디어에 놀라기도 하고요.
편리한 조작, 화려한 그래픽, 웅장한 사운드 등 이런 게임 경험은 PC 게임을 따라 갈 수 없겠지만,
직접 대면해서 플레이 할 때 찰나의 미묘한 신경전과 심리전, 허를 찔렀을 때(찔렸을 때)의 긴장감 등
보드게임이 주는 현장감은 또 다른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못해 본 게임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기대되기도 하네요.
혹시 다른 추천 겜들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그럼 다들 즐겁게 게임 했으면 좋겠습니다.
담에 봐요.
[보드라이프] - 보드게임 커뮤니티, 후기 글 참조 https://boardlife.co.kr/
[보드엠] - 보드게임 룰 참조 https://boardm.co.kr/
[팝콘에듀] - 보드게임 룰 참조 https://popcone.co.kr/
[네이버 블로그] - 매직 메이즈 후기 https://m.blog.naver.com/daduc12/221396256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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