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수성 수석부장입니다.
처음 이 주제를 받았을 때 쉬워 보이면서도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돌이 + 무언가를 만들거나 조립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제가 기계에 빠삭한 편도 아니고,
알고 있는 기계들이라 하더라도 그냥 이름만 알거나 용도 정도만 알지 역사나 의의에 대해서 줄줄 읊을 정도로 좋아하진 않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머릿속에 맴돌던 게 하나 있었으니, 바로 카메라입니다.
그럼 이게 왜 가장 잘 만든 기계라고 생각할까? 에 초점을 맞추고 생각을 해봤습니다.
정답은 없는 문제라지만 꽤 오랫동안 고민이 되었습니다.
결국 저의 생각을 대충 정리해 보자면,
1) 정보 기록
2) 추억 재생
이 두가지 정도로 수렴하는 것 같습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생각했을 때 떠오른 이유
∴ 베스트 기계 ≡ 인간한테 중요한 기계
→ 인간에게 중요한거 ∋ 정보 수집, 기록
→ 인간은 대부분 눈으로 정보수집함
→ 눈의 작동 원리를 기계로 만든 거≡ 카메라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시각적인 정보는 청각, 문자로 전달하는 정보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사람이 정보를 얻을 때 그만큼 시각적인 정보에 많이 의존한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카메라는 사람의 눈과 작동 원리가 비슷합니다.
사람은 밖에서 수정체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망막에 투영하여 우리가 본 것을 뇌에 전달합니다.
마찬가지로 카메라도 렌즈를 통해 밖에서 들어온 빛을 필름(이미지 센서)에 투영합니다.
그래서 인간의 눈과 작동원리가 비슷한 기계인 카메라를 베스트 기계로 뽑아보았습니다.
(그럴싸하게 보이려고 썼는데 생각보다 노잼이라 그냥 넘어가셔도 됩니다)
인류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바로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한 세대 동안 쌓인 경험이나 지혜가 다음 세대로 넘어갈 수 있게 해주는 행위죠.
이렇게 축적된 정보는 다음 세대에서는 또 다른 발견의 밑거름이 되거나 기술 발전의 토대가 됩니다.
오랫동안 인류는 주로 글을 통해 기록을 했습니다.
상형문자로 돌이나 나무에 새기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했죠.
이렇게 주로 문자나 그림을 통해 기록을 했을 텐데 점점 늘어나는 정보량에 비해 일일이 수작업으로 기록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특히 어떤 장면을 효과적으로 기록하려면 그림으로 남겼어야 하는데, 초상화가 아닌 이상 그런 장면은 그 찰나의 순간이 지나고 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기록하는 사람(주로 화가겠죠?)의 기억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이를 좀 더 편리하게 해 줄 도구들이 발명되었는데요, 문자의 경우는 활자가 있겠습니다.
다들 한 번씩은 들어보셨을 '직지심체요절'은 금속 활자로 기록한 인쇄물 중 가장 오래된 것입니다.
13세기에 발명되었다고 하네요.
그럼 그림을 쉽게 기록하기 위한 장치는 언제 처음 발명되었을까요?
13세기에 첫 금속 활자본이 나온 것에 비해 최초의 사진은 19세기에 처음 촬영되었습니다. (1839년)
물론 카메라의 기본 원리는 훨씬 오래전에 발명되었지만, 이를 실체화하고 사진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을 때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인쇄술에 비해 사진기는 꽤 뒤늦게 발명이 되었는데요,
이렇게 늦게 발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 역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먼저 시각적인 정보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사회 고발 등에 효과적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종군 기자의 사진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알릴 수 있었지요.
회화나 조각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던 예술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처음에는 회화를 위협하는 도구로 취급했으나 나중에는 보조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했고,
사진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장르로 나타나게 되었지요.
이는 나중에 영화의 탄생으로까지 이어집니다.
또한 카메라 산업이 하나의 큰 축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이런 광학 기술의 발전은 현미경이나 망원경과 같은 관측 장비의 발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진을 연달아 찍어서 빠르게 돌려보면 사진 속의 물체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죠?
결국 동영상도 카메라의 발명 없이는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처럼 카메라(사진기)의 발명은 인류 발전 과정을 보았을 때 그 의미가 크고,
생각보다 최근에 발명되었음에도 카메라가 끼친 영향력은 적지 않았기 때문에 참 잘 만든 기계라고 생각합니다.
뜬금없는 역사 얘기에 많이 졸리잠 오시죠?
저도 쓰다 보니 오랜만에 무슨 과제하는 줄 알았습니다.
차라리 나중에 기회 되면 카메라 정보나 사진 구도에 대해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좀 오버한 거 같긴 한데 쓴 거 아까우니 지우진 않겠습니다!
그대로 두고 얼른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저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
어떻게 보면 위의 '정보 기록'이랑 궤를 같이하는데요, 좀 더 개인적인 이유에 가까워서 분리해 봤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어디 놀러 가면 거의 항상 제가 사진 담당을 했었습니다.
언젠가는 수학여행을 갔었는데 열심히 사진을 찍어서 사진에 나온 인원수만큼 인화를 했더니 300장이 넘었던 적도 있었죠.
대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사진 동아리를 들어갔습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어쨌거나 저에게는 여러 추억이 담겨 있는 대학 생활의 큰 줄기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다 디자인학과의 사진 수업 청강을 듣기도 하고, 휴학 중엔 사진관 알바도 잠깐 했었습니다.
나는 왜 사진 찍는 걸 좋아할까?라는 생각을 예전에도 해봤었지만 이번 글 쓰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저는 뭔가 잊혀져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강박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일기를 쓰는 건 귀찮고 기억이 왜곡될 수도 있고 그때의 상황을 그대로 담기 어렵기 때문에
한번 찰칵하고 찍으면 되는 사진을 좀 더 선호하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추억이 담긴(이라 쓰고 골동품이라 읽는) 물건들을 잘 안 버리기도 합니다.
대체로 카메라를 들고나간 날은 특별한 날이거나 뭔가 이벤트가 있는 날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그날의 분위기나 장면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요즘은 일상도 담고 싶어서 스냅을 찍기도 하는데요, DSLR은 너무 무거워서 거의 안 들고 다니고 쪼그만 카메라 하나 사서 들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모인 사진을 어쩌다 한 번씩 쭈욱 돌아봅니다.
그때의 저는 어디를 갔었는지, 누구와 있었는지도 봅니다.
아직까지도 종종 연락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제는 안 본 지 좀 됐거나 못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진으로 시간 여행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보게 됩니다.
사실 지금 이 글 쓰는 와중에도 몇 번이나 보고 왔습니다.
예전 사진 보고 있으면 그때가 그립기도 하고, 또 저런 순간을 남기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이런저런 별 생각이 다 든답니다.
언젠가는 노년기에 접어들었을 때 수십 년 동안 찍은 사진을 쭉 돌아보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여튼 카메라는 이렇게 언제든지 과거로 여행을 떠날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도구입니다.
참... 써놓고 보니 주제는 재밌었는데 내용이 재미가 없네요.
놀라운 건 이 내용도 몇 번은 썼다가 지웠다 하면서 쓴 것입니다.
이러다 끝이 안 날 것 같아서 그냥 써봤습니다요.
빠르게 다음 주제를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참고자료
- 사진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5981)
- 사진기, 위키백과(https://ko.wikipedia.org/wiki/%EC%82%AC%EC%A7%84%EA%B8%B0)
- 기록과 인류문명의 원동력, 축산경제신문(https://www.chukkyu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59947)
보드게임 추천 (5) | 2024.04.19 |
---|---|
[Go] "2006-01-02 15:04:05" 이 무슨 날이길래 (2) | 2024.04.19 |
대발아 머리 좀 대바라 (7) | 2024.04.12 |